캄보디아 프놈펜 (Phnom Penh, ភ្នំពេញ) – 캄보디아 국립 박물관(សារមន្ទីរជាតិ)

 프놈펜 여행의 주요 목적지인 캄보디아 국립 박물관(សារមន្ទីរជាតិ)과 프놈펜 왕궁(ព្រះបរមរាជវាំង)에 드디어 도착하였다. 12월의 마지막 날이었기에 아무리 남쪽 나라여도 그렇게 덥지는 않겠지 생각하며 호텔에서 걸어왔으나 캄보디아는 생각보다 너무 더웠고, 오토바이와 뚝뚝이 북적거리는 도로는 더운 나라에 길에서 쉽게 맡을 수 있는 시궁창 냄새만큼이나 고개를 절레하게 만들었지만, 어쨌든 뚜벅뚜벅 걸어서 여기까지 왔다. 국립박물관과 프놈펜 왕궁은 바로 옆에 딱 붙어 있어 한번에 보기에 좋다. 

 국립 박물관은 비록 근대에 지어진 것이지만, 처음 지을 때부터 크메르 문명의 건축양식을 본따 지어진 것이라 크메로 양식 건물의 본보기로 불리기도 한다고 한다. 

 빨간색 건물들이 굉장히 인상깊고 지붕에 고대의 창날같은 문양들도 신기하다. 

 입장권 구매. 성인의 경우 인당 미화 10달러이다. 

 입장권을 구매 후,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들어간다…우리가 흔히 상상하는 보통 그런 박물관일 것이라고 생각하며 들어갔다.

 입구부터 나오는 엄청난 숫자의 유물들. 전시관이 아니라 기념품 상점인가라고 생각될 정도로 많고, 보통 항온항습과 직사광선을 피하기 위해 어두운 일반적인 박물관 실내와는 달리, 모든 창문이 다 열려있고 항온항습은 커녕 일반적인 전등이 에어컨 조차도 켜 놓지 않은 실내는, ‘뭐지?’라는 생각을 들게 하게끔 시크하게 전시를 해 놓고 있었다. 

 박물관이 중앙 화원을 중심으로 사각형 모양으로 빙둘러 보게끔 되어 있는 구조인데, 한바퀴를 돌고 다시 돌아왔을 때야,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있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보통 박물관에 들어가면 사진 촬영이 안되는 곳들이 많아 이번에도 들어갈 때 혹시 팻말이나 주의 문구가 있나 찾아보았으나 안보이길래, ‘전시품이 너무 많아 상관이 없나?’라며 계속 사진을 찍어대었고, 중간에 관리인들도 내가 사진 찍는 모습을 계속 보았는데 전혀 아무말 하지 않길래 의심없이 찍다고 다시 시작지점에 돌아와 보니 구석 기둥 한쪽에 사진 금지 표시가 작게 걸려 있었다…

 그래도 나 말고 다른 사람들도 곳곳에 사진을 찍고 있어 딱히 의심이나 걱정이 된 것은 아니지만, 사진 촬영이 금지된 박물관내 전시품 사진이 이렇게 많이 남게 된 것은 순전히 실수이다…

 크메르 왕국의 종교가 힌두교와 불교이다보니 힌두교의 석상들이 굉장히 많다. 

 천년이 가까이 된 석상들인데도 굉장히 잘 보존되어 있으며, 표정과 세세한 부분에 대한 묘사들이 신기하다. 

 Vishnu의 아바타 중 하나인 Parasurama.

 골동품 상점처럼 보이는 이곳은 천년의 세월을 가진한 석상들이 즐비하다. 천년의 세월을 별 탈없이 견뎌냈기에 실내에 있는 것조차 이미 과잉보호라는 생각이어서일까. 엄청나게 오래된 석상들 사이를 이렇게 아무렇지 않게 걸어다니고 휴식을 취하며 볼 수 있다는게 신기할따름이다. 

 그나마 유리관이나 장식장 같은 곳에 담겨 있던 것은 박물관 입구쯤에서나 있던 일이고, 이후부터는 다 이렇게 현대 박물관의 현대 작품들처럼 전시되어 있다. 

 갑자기 인도사람 같은 석상. 

 전쟁 장면일까. 석판에 새긴 매우 역동적이며, 바로 다음 순간의 장면이 궁금해지게 만드는 석판. 이렇게 찰나의 순간을 담은 역동적인 동작을 영원같이 존재할 석판에 새길 생각을 어떻게 하였을까.. 

 힌두교에의 가장 큰 기반 중 하나인 Vishnu 동상. 위키피디아의 Vishnu에 대한 설명에도 나오는 동상이다. 

 힌두교보다는 불교에 가까운 듯한 석상. 

 정말 말도 않되게 많은 석상들이 보존되어 있고 전시되어 있는데, 너무 많아 하나씩 보기에는 힘들정도이다. 아래 사진의 공간 같은 곳이 박물관내 몇 군데 있는데, 우리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들어갈 엄두가 안나는지 사진만 찍고 갔다..

 박물관 중앙에 있는 화원인데, 정중앙에 석상이 있다. 그리고 그 석상의 머리 위에는 비둘기가 한가로이 사람구경을 하며 앉아 있었다. 박물관의 붉은색과 풀들의 초록색. 그리고 노란꽃들의 색이 강렬한 대조를 이루어 프놈펜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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